국가 무형문화재 제 38호 '조선왕조 궁중음식'
궁중음식은 화려하고 비싼 재료만 써서 낭비가 심하다고
모르는 이들은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궁중음식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고유한 음식문화가 조리과학적으로나 영양적으로나 훌륭하다고 자랑 할 수 있습니다.
아무 음식이나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궁중이라는 이름을 붙여서는 안된다는 부탁을 드립니다. 우리의 좋은 먹거리에
적당한 양념과 전통적인 우리만의 조리법으로 정성을 다하여 만들어 오색의 고명을 얹어 아름답게 담는 것이 참다운
전통음식입니다. 현재 우리는 세계속에 모두 같이 살고 있으며 모든 것을 세계화 하는 것도 좋지만, 내 것을 지키는 것도
세계화를 잘하는 본분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식문화를 만들어 온 궁중은 이미 없어졌지만 궁중의 품격있는 식생활과
한국음식의 정수인 궁중음식의 계승,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 할 것입니다.
- 황혜성의 '조선왕조 궁중음식', 책머리 글 중
국가무형문화재 제도란?
무형문화재의 안정적인 전승과 체계적인 전승활동을 위해
'전수생-이수자-전수조교-기능보유자' 로 이어지는 일정한 전승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제 1대한희순 기능보유자
조선왕조 마지막 주방상궁으로부터 시작된 전수(傳受)
조선왕조 마지막 주방상궁인 한희순 상궁은 13세(고종 39년)때 덕수궁 주방의 나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궁중의 주방 상궁으로서 경복궁, 창덕궁을 거치면서 고종, 순종의 음식을 담당하였습니다. 순종의 계비 윤씨가 가장
아꼈을 정도로 궁중음식에 조예가 깊은 한희순 상궁은 1971년 조선왕조 궁중음식이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되면서
제1대 기능보유자로 인정을 받았고, 그와 동시에 궁중음식이 본격적으로 전수되기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말로써 음식
만드는 법을 설명하고, 직접 요리를 해보이면서 손으로 가르치는 방법이었으나 정통 궁중음식의 맥을 잇기 위한 다리를
놓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 2대황혜성 기능보유자
궁중요리의 체계화로 정통의 맥을 잇다
1972년 한희순 상궁이 별세하면서 황혜성 교수가 그의 뒤를 이어 제 2대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습니다.
황혜성 교수는 1944년부터 낙선제 소주방에서 한희순 상궁으로부터 30년간 궁중음식 조리법을 전수받고, 그 결실로
궁중음식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 받게 하였습니다. 특히 궁중음식을 계량화하고 조리법을 정리하는 한편, 궁중음식과
관련된 옛 문헌을 조사, 연구해 궁중음식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배경과 실제적인 조리법 전수에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또한 그녀의 스승인 한희순 상궁이 별세하기 전에 황혜성 교수는 궁중음식 전수기관으로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을
설립하고, 궁중음식의 전수교육과 조리서 출간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궁중음식연구원을 전통 식문화를 이끌어가는 최고의
기관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제 3대한복려 기능보유자
궁중음식의 멋을 알리고 한식 세계화를 이끌어가다
한복려를 비롯한 기능이수자들은 각지에서 궁중음식에 관련한 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궁중음식연구원(이사장 한복려)을 통한 전수교육은 물론, 다양한 저술과 국내외 학회활동, 신문, 방송, 잡지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궁중음식과 전통음식을 널리 알리고 한식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한희순, 황혜성, 한복려로 이어지는 궁중음식의 맥은 옛 음식은 물론, 이를 둘러싼 전통 식문화를 복원하여 한국 식문화를
발전시킴으로서 이 나라 궁중음식의 정통을 잇고, 한국의 참다운 멋을 알리고 있습니다.